갑작스럽게 다음달 이사를 준비하고 있다.
사연은 길지만, 정말 갑작스럽게... 정말 빠르게 짧은 시간동안 많은 일들이 결정되었다.
삶은 예측하기 힘든 겨울 날씨와 같다고 했나.
내 미래는 어디로 가는건지...
뚜렷한 목적지가 있는건 아니었지만 원래 가려했던 길과 전혀 다른 길로 들어선 기분이 들기도 한다.
10년 성실히 돈 모아서 처음으로 샀던 내집.
굳이 의미를 부여하지 않아도 8년을 살았더니 이곳도 내삶에 큰 부분을 차지하는 장소가 되었다.
자주 반복되는 순간 같지만, 길지 않은 한사람의 생을 생각하면 이게 마지막일지 모른다.
세번은 없을지도 모른다.
앞으로 5년, 10년 또 연장된 결승선을 향해 다시 뚜벅뚜벅 걸어야 한다.
어젠 퇴근하며 이발을 했다.
이발소 주인 아주머니에게 마지막 인사를 건낼까하다가 평소처럼...
'감사합니다', '수고하셨습니다' 만 남기고 나왔다.
'안녕히 가셔요~'
평소처럼 카드대신 현금 만원을 내고 2천원을 거슬러 받았다.
짧은 시간이 될 수도 있겠지만, 그 기간이 길어져 오랜 시간뒤에 이곳을 다시 찾는다면 그때도 남아있을까?
이분은 지금처럼 열심히 일하고 계실까. 서로 오랫만이라며 인사를 주고받을 수 있을까...
학교를 옮겨야하는 내 아이들의 기분은 어떨지도 생각해본다.
나도 9살때 오산에서 수원으로 전학을 했다.
어렸기에 큰 의식은 없었지만 30년도 넘은 그때를 기억한다.
낯설음은 빠르게 적응되고 새로움이 지난날을 덮지만 그전의 장면들은 어린날의 그리움으로 가슴에 남았다.
언젠가 혼자 일부러 오산을 찾은 적이있다.
내가 살던집의 골목, 학교가던 길, 시장, 가게, 학원, 놀이터...
그땐 몰랐던 뭔가를 발견할까봐 막연한 마음에 혼자 옛길을 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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