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2월 31일.
새벽 5시반 혼자 방에서 눈을 뜬다. 모든게 어제 잠들기전 그대로.
3주째 주차장 제자리인 3800cc 하마를 끌고 깜깜한 어둠을 헤쳐 회사로 간다.
아침은 비빔밥. 오늘은 오전만 근무하고 퇴근할 계획이다.
여유가 없는 오전, 정확히 12시40분 모든 일을 끊고 회사를 나왔다.
샌드위치와 요거트, 베지밀을 챙겨 어머니께 전화를 건다. 지금 출발.
어머니와 함께 동네마트를 들려 삼겹살, 목살, 떡국떡, 대파, 김... 장을 본 후 시골로 다시 출발.
햇살 쏟아지는 평일 오후. 옆자리에 어머니를 태우고 고속도로를 달린다.
그렇게 도착한 시골집엔 아버지와 할머니가 평범한 오후를 보내고 계신다.
한적한 시골의 일상.
매일매일이 똑같고 지루할지 모르나 너무나도 그립고 아련할 풍경.
저녁엔 장봐온 삼겹살을 구워 시골 김치와 함께 풍성하진 않아도 훌륭한 한끼를 마쳤다.
연기대상, 가요대상, 방송대상...
이젠 누가 누군지도 모르지만 TV를 보며 이렇게 또 한해가 끝나감을 느낀다.
아버지, 어머니와 한방에 이불을 깔고 누워 2025년의 마지막 밤을 보낸다.
잠시 눈을 감고 뜨는 시간. 닭의 울음소리가 창문 넘어로 들려온다.

영하10도의 1월1일 시골의 아침.
1층 창고 뒤 화장실에서 볼일보고, 샤워하고, 잽싸게 다시 따뜻한 2층으로 올라간다.
아침 식사는 소고기가 충분한 떡국이다.
식사후 계획에 없던 당진을 한번 다녀오고 싶으시단 아버지.
부모님을 태운 하마는 다시 한적한 충청도 무료도로를 달린다.

오래된 지인을 만나고, 바지락 칼국수를 먹고 다시 시골집으로 돌아오니 오후 2시쯤.
이대로 하루이틀을 더 보내고도 싶지만...
난 그 시간에 비례할 후유증을 너무도 잘 안다.
미련한 감성은 떨치고 계속해서 보다 현명하고 현실적인 무언가를 해야한다.
2026년 첫날의 아쉬움을 그렇게 끊고, 평소보다 늦게 눈을 뜬 오늘 아침,
의미 있는 한해를 만들어보려 영하11도의 추위 속을 걸어 동네 목욕탕을 찾았다.

지난 몇년간 내 몸과 맘에 다시 붙은 때를 벗기려,
40도가 넘는 뜨듯한 탕과 불가마에서 땀을 쏟으며,
한해의 다짐... 아닌 소망... 을 해봤다.
또 한번 나의 사람들 모두 건강하길, 행복하길, 영원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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