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에 1대만 PC를 다루기로 했는데 올해는 이 녀석이 될 듯하다.
추억은 없지만 워낙 특이한 외모에 마음 끌려 얼마전에 비교적 거금을 들여 구입했다.
이 녀석에 대한 포스팅은 차후 복원/세팅이 완료되고 다루기로 하고...
우선 이 녀석에 달려있던 파워이야기를 해볼까 한다.
바로 얘다.
특이하다면 특이하고 평범하다면 평범할수도 있는 구형 AT파워인데 구입했을때부터 저렇게 뚜껑없이 속이 노출되어 있었다.
뭐지..?
처음엔 원래 저럴수도 있겠다 생각했다.
그런데 잠시 침착히 생각해보니 개조한 파워다.
아마도 오리지날 파워가 망가졌는데 일반 기성품으로 대체가 안되어 기존 케이스를 가능한 살려 개조를 시도한 듯하다.
부품이 노출된 것도 그렇고, 보드 안착도 불안하며, 철제 케이스의 바닥 절연상태도 영 불안했다.
그래도 정상동작 여부가 궁금하여 간단히 조치만하고 전원을 넣어보았다.
딸깍!!
전원을 넣으니 팬도 돌고 파워 LED에 불도 들어온다.
부팅은 안되었지만 굉장히 희망적인 상황이다. 일단 화면만이라도 띄워보고자 이짓저짓을 해봤다.
그러던 순간... 파워가 터졌다.
뻥!!
퓨즈가 나갔다.
퓨즈만 나갔는지는 모르지만 일단 퓨즈는 나갔다.
PCB 실크를 보니 250V 5A인듯한데... 주변에서 구하기는 쉽지 않다.
인터넷으로 구입하면 되지만 배송비까지 지불하며 배보다 배꼽이 더 큰 구매를 하고 싶지는 않았다.
몇일을 고민하다 내가 내린 결정은 퓨즈없이 꼼꼼히 손봐서 안전하게 오래 사용해보자! 였다.
일단 모두 분해한다.
케이스 바닥 절연을 위해 투명 플라스틱을 크기에 맞게 잘라 깔았다.
그래도 불안하여 허리띠로 고무발를 만들어 PCB 모서리 부분에 붙혀줬다.
퓨즈는 없으니 그냥 철사로 이었다.
확실히 절연하고 선정리를 해주니 처음에 비해 굉장히 안정적인 상태다.
이제 전원을 넣어주면 된다.
작업의 하이라이트 순간이라 동영상이라도 찍고 싶었지만 빨리 결과를 보고 싶어 마음이 너무 급하다.
전원을 눌렀다.
뻥!!
Cx 또 터졌다.
퓨즈만 나간게 아니었던 모양이다.
예상을 못한건 아니지만 기대도 컸기에 실망 또한 컸다.
또 앞으로 어떻게 이 작업을 마무리해야할지 막막함이 밀려왔다.
불꽃놀이 영상이라도 남겼으면 좀 나았으려나...
이런 맛에 옛 물건을 다루고 삽질 속에서 보람과 희열을 느끼지만...
한편으론 참 허탈하고 한숨이 나오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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